|
2008년 01월 20일
요즘들어 나름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방학이라고 늘어질때도, 매일같이 학교에 출근하는건 좀 심사가 뒤틀리는게 사실이군요. 평일에 하루종일 잡혀있어서 인지, 왠지 모르게 주말이 더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딱히 할일도 없는 주말 오후에, 가만히 책장을 바라보다 오래된 공책이 눈에 띄였습니다. '저게 뭐였더라...'라는 궁금함과 귀찮음이 잠시 교차하다, 결국 꺼내서 쳐다보니. 초등학교 4학년때 적은 일기라는걸 알고 참 당황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공책인가... 지금보다도 더 엉망인 글자와, 거기에 걸맞는 건성스러움...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그냥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쓴 듯한 흔적이 역력한 글들이 잔뜩있더군요. 일기장 마다 꼬박꼬박 박혀있는 '숙제확인 도장'은 이걸 제가 왜 썼었는지 감이 잡히는 부분이었습니다. 내용은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넘기던 중에 눈에 띄게긴 글이 있더군요. 가만히 읽어 보니 이런 내용이 었습니다. '아빠는 하루종일 잠만 잔다, 깨워도 다시 졸고. 밥먹고 나면 바로 다시 잠이 든다. 그렇게 졸린건가?'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는듯 했습니다. 당시 저희집은 이사한지 얼마 안된 때였고, 겨울에 접어드는 시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처음 이사온 집 주변은 아이의 눈에 그저 '왠지 무서운' 곳이 였던곳이 었습니다. 아버지는 한창 바쁘실때라, 평일에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고, 가끔 주말에 집에 계셨었는데. 피곤해서 주무시는걸 어렸던 저는 질질 끌고 다녔던 거였지요. 그때마다 아버지는 방에서 주무시다, 끌려나와서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주무시다... 그러다 어머니가 '피곤한 아버지를 깨우지 말거라.' 라고 하면 아버지는 해방되서 다시 주무셨던걸로 기억합니다. 가끔 어머니에게 '왜 아빠는 잠만 자?'라고 물으면,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거라'고 답해주시던게 기억납니다. 아직 나이든 것도 아닌데, 주말에 피곤하다고 방바닥에서 늦잠으로 구르다 일어나니. 갑자기 이 기억이 확나더군요. 그리고 제가 어릴적에 했던 어린아이 다운 다짐도 -'난 어른이 되면 늦잠 안잘꺼다.' 라던가...- 지금와서 내가 아버지의 입장이 되면, 과연 그렇게 끌려다니면서 짜증내지 않을수 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아무래도 힘들겠군요, 아침에 혼자서 잘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역시 아직 어른은 못되었나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걸 보면. |
ABOUT
카테고리
Today's Say
아무도 없어 이글루 파인더
최근 등록된 덧글
너도 소년시절이 있었구나
by Roland at 04/18 끝났구나 축하한다. by Roland at 04/18 아.. 미군 전투식량.. 왠만한건 다 먹.. by 만월님 at 02/02 저거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만 역시 그냥 .. by 모로 at 02/01 오오. 드디어 올라온 마지막 A형. 저 .. by 도끼 at 02/01 하루 늦게 새해인사. 새해 복 많이 받.. by Archer at 01/02 새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류리 at 01/0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빈경. by 페이옌 at 01/01 저는 그닥(...) by Archer at 12/26 의외로 채식주의자용 메뉴가 괜찮나 보.. by savants at 12/13 이글루 링크
|